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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소설)전근대 군사 지휘관이 헬난이도였던 이유

M
카찾사 실장
2025.05.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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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 모형 전투를 하겠다."


토마스가 손짓하자 훈련조교들이 재빨리 강의실 앞에 탁자 여럿을 붙여 놓고, 그 위에 양피지로 만든 지도를 펼쳐 놓는다.

그 뒤, 나무를 깎아 만든 모형을 지도 위에 배치한다.


"하르트만, 크리거, 튀어나와."


"예!"


토마스의 말에 에른스트와 페르디난트가 힘차게 답하며 당장 튀어 나간다.


"지금부터 너희들은 힘을 합쳐 병력을 지휘한다."


두 소년이 힐끔 눈치를 본다.


"상대는 나다."


"..."


토마스는 직접 모래시계를 뒤집어 에른스트와 페르디난트에게 준비 시간을 줬다.


"전술을 계획하고 병력을 배치해라."




(중략)




"잠깐, 병력 배치와 전술은 나에게 말해라."


에른스트와 페르디난트가 곧장 병력을 배치하려 하자 훈련조교가 그들을 막는다.


그들은 훈련조교에게 소곤거리며 전술과 병력 배치를 전달했다.

그러자 그 훈련조교가 다시 또 다른 훈련조교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둘이 무어라 속삭이더니 그제서야 병력을 배치하기 시작한다.


"...이런."


그 모습을 보고 에른스트와 페르디난트, 그리고 1학년 생도 모두가 그동안 잊고 있던 사실을 깨닫는다.


지휘관의 명령은 곧장 병사에게 전달되는 게 아니다.

여러 명령 체계를 거치는 과정에서 많은 시간이 소요되고, 의도가 잘못 전달되기도 한다.


두 훈련조교가 빠르게 병력을 배치한다.

다행히 페르디난트가 의도한 그 모습 그대로다.


아슬아슬하게 모래시계의 모래가 다 떨어지고, 토마스가 턱짓으로 지도를 가리킨다.


"나는 이미 모든 명령을 내려놓았다.


"...예?"


토마스의 갑작스러운 말에 둘은 멍청한 소리를 낸다.

토마스 측의 훈련조교 둘은 거침없이 말을 배치하기 시작한다.


"너희는 내가 강의 시작 전에 내린 명령을 따라 움직이는 병력과 싸울 것이다."


"...."


"시작한다."


에른스트와 페르디난트는 척척 움직이는 토마스 군의 병력을 보고 훈련조교에게 빠르게 말을 쏟아내기 시작했다.


"중앙을 진격시켜 전장을 장악하는 것을 막을 겁니다."


"중앙? 어디부터 어디까지가 중앙이지?"


"그...!"


그러나 이 과정도 결코 순탄치 않았다.

페르디난트는 중앙이라고 하면 당연히 평야에서 적과 마주하고 있는 병력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전투에서 '중앙'이라는 말은 놀라울 정도로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좌, 좌측을 1대대, 우측을 2대대로 하고..."


"좌측?"


"여기서부터 여기까지 1대대, 나머지...아니 여기 이 병력을 2대대로 하겠습니다.

나머지는 에른스트의 3대대입니다. 그리고 현재 지도에 배치되어 있는 각 대대의 가장 왼쪽이 1중대로, 가장 오른쪽이 5중대입니다."


"좋다, 그래서?"


두 소년이 우왕좌왕하는 사이, 토마스의 병력은 빠르게 진격해 전장이 되는 평야 중앙을 거의 장악하기 직전이었다.





(중략)




"하르트만, 크리거"


전투가 끝나고 침묵이 맴도는 강의실에서, 토마스가 에른스트와 페르디난트를 부른다.


"소감은?"


페르디난트는 잠시 깊게 심호흡을 했다.

에른스트는 무거운 눈빛으로 지도를 바라보고 있었다.


"소규모 병력 운용과 대규모 병력 운용이 완전히 다른 영역에 있다는 것을 배웠습니다."


"크리거, 네가 직접 지휘했다면 이것보다는 나았을 거라고 생각하나?"


"아닙니다. 저도 페르디난트와 같은 생각을 했습니다."


"앞선 모의 전투로, 너희들은 현장에서 소규모 전투를 벌이는 병력에 대해 알게 됐을 것이다.

그리고 오늘은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지휘관에 대해 알게 됐지."


토마스는 차갑고 메마른 목소리로 말했다.


"잊지 마라, 황립 사관학교 졸업 이후, 너희는 소위로 임관할 것이다."


토마스가 상처투성이 손으로 지도 위에 쓰러져 나뒹구는 모형을 집는다.

그리고 그것을 모두가 똑똑히 볼 수 있도록 천천히 들어 올린다.


"이게 너희다."


섬뜩한 침묵 속에서 토마스는 그 작은 모형을 다시 지도 위에 내려놨다.


한 번 눈을 깜박이고 나니, 토마스가 들어 올렸던 모형이 무엇인지 분간할 수 없었다.

지도 위에 놓인 수많은 모형과 하나도 다를 것이 없으니까.

 

 

 

 

복잡하고 기괴한 진형! 팔문금쇄진!


신묘한 우회기동 및 방향 전환과 합류!


현실은 병력 배치하고 배치한 그대로 직선으로 똑바로 전진시키는 거부터 극한직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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