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들간에 갈등이 없을수는 없죠;;;
저희 식구도 마찬가지인데요

그 중 하나가 신랑과 아들은...
선풍기, 제습기, 에어컨, 가습기 등등등
일체의 가전제품들을 한번 켰다하면

끄질 않는다는 고질병이 있습니다...

이 고질병은 결혼생활 내내 지속되어 왔고;;
열번 중 세 네번은 싸움이 되곤 했죠

작게는 전자모기향과 각종 콘센트부터 크게는 에어컨까지

저는 그동안 인간 on off 역할을 담당해야했어요;;;

그나마 이사오기 전에는 에어컨 대 수도 그렇고
평수도 그렇고 그럭저럭 제가 신랑과 아들이
여기저기 켜고 다니는 각종 전자제품들을
사용이 끝난 걸 발견 즉시 끄고 다니는데 
그리 큰 무리가 없었는디....

이사를 와서는 에어컨과 각종 전자제품들도 
더 늘어났을뿐더러 평수가 넓으니 이게
저도 차마 발견 못 하고 끄지 못하는 
사태가 벌어지더군요
(예: 전날 신랑이 켜놓고 간 선풍기를 그 다음날 저녁 때
발견한다던지...)

그 때부터 전쟁이 시작된겁니닼ㅋㅋㅋㅋㅋ
그동안은 제가 말없이 끄고 다니다가
신랑과 아들에게 사용이 끝났으면
전원을 꺼야할거 아니냐 라고 말을 시작하니
이게(아들은 그나마 말 잘들음) 싸움으로 번지더군요

신랑논리는 항상
신랑이 켜놓고 끄지않은 제품들을
제가 발견할 때 마다 이렇게 말합니다

“ 지금 내가 딴 거 하고 있잖아!!! 이거 끝나면
끄려고 했는데 그게 왜 문제가 되는데??”

입니다....

그러다가 얼마 전 전자제품 끄는 문제로
싸움이 심해졌을 때 제가 그랬습니다

그럼 나도 이제부터 당신과 아들처럼
모든 전자제품들 사용이 끝난 후에도
끄지 않겠다. 대세가 그렇다면
나도 따라야지!! 했거덩요??

그랬더니 제 마음대로 하고
(안 끄고 다니는 문제로) 자기 원망만 하지
말라더군요

그 때였어여;;;; 줄곧 버티던 제 머릿속
이성의 끈이 뚝!!! 하고 끊어져버린게요;;;;

아......제가 왠만하면 맛있는 밥을
저희에게 해 주는 신랑의 공로가 높다ㅜ생각되어서
(아시다시피ㅜ저 요리고자요...ㅠㅠ)

한 수 놓고 대하는 경향이 있는데요

이건 아니더군요....

그 때부터 저도 실행에 옮겼죠 흐흐흐
이성의 끈이 끊어져버린 이상
두려울게 없었져!!!!!

저도 마구 켜고 다니기 시작했나이다
한번 키면 안 껐어요 아니 안 끄려고
노력했죠!!!!!(본능적으로 끄고 다님;;;;)

아이고야 일케 좋은걸 안 하다니
제가 왜 그랬나 싶었어욬ㅋㅋㅋㅋ

수시로 문 열고 청소하고 환기할 때 마다
에어컨들 송풍으로 돌리고 선풍기들 끄고
제습기도 끄고 하던 짓들을 안 하니

하루 걸음수가 확!!! 줄더이다

그러닼ㅋㅋㅋㅋㅋ 대망의 아파트관리비
고지서가 나왔는뎈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전기세가 40만원을 넘었더군요
근데요 이거 카드로 결제하면 한 달씩
왜 뒤에 나오잖아요??

아마 다음달엔 60만원 넘을 겁니다

고지서를 본 신랑이 선풍기 안 끄고 외출하는
제 눈치를 보며 선풍기...라고 기어들어가게
말하길래

신랑과 똑같이 말해줬어요

“왜!!!! 내가 지금 나가는게 급하잖아
볼일보고 와서 끌 건데 그게 문제가 되나??”

신랑이 말을 안 합니다...:

이런 해결방법 솔직히 저 극혐해요...

근데요 언제까지 제가 인간리모컨
노릇을할순 없잖습니까:...

아들도 버릇 잘못들여서 어디가서
쓴소리 듣게 키우면 안되는거구요

전 다음달 전기세 고지서가
매우 기대됩니닼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역시, 역지사지(역으로 지랄을 해 줘야 사람들이
지 일인 줄 안다)는 진리 같아요 -_-;;;


힘내라 신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