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루아카,괴문서] 검은 황금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금인데 검은색이라니....
석유에 대한 비유적인 표현이야
그렇다고 해도 말이지, 대체 얼마나 귀중하기에 그런 표현이 나온 거야?
일상물품 중 금속이 아니고, 태웠을 때 하얀 연기가 나지 않는 걸 대 봐
비금속 중에서 종이나 음식을 빼면 거의 모든 게 해당하지 않나요?
그게 다 석유로 만든 것들이라고 생각하면 되
아무리 그래도 과장이 너무 심한 것 같은데....
직접 석유로부터 만든 것도 있고, 석유의 성분에서 합성한 것들도 있으니깐
하얀 연기라고 콕 찝어 말한 이유는 뭐죠?
탄소화합물 중에 석유 기반이 아닌 건 절대다수가 탄수화물이거든
태우면 수소와 산소 성분이 물로서 빠져나가기에 흰색 연기가 나서 그래
화약도 석유로부터 만들어 그럼?
반 정도는 맞는데, 반은 아니야
그럼 화약 제조는 어디서부터 시작하나요?
뱃살
방금 히요리를 쳐다보면서 말한 거야?
진짜로 지방에서부터 출발하는 걸 어떡해....
절 화약의 재료로 쓴다고요?!
정확하게는 지방의 "뼈"가 필요해, 글리세롤/글리세린 이라고 부르지
지방에서 뼈를 어떻게 뽑아내려나
의외로 간단해, 반응물에 뜨거운 증기를 쏘면 되거든
좀 더 멋진 효소라던가 촉매라던가 있지 않나요? 가수분해잖아요
물론 저 안에 전이금속 촉매가 들어가, 효소는 공업적으로 쓰기엔 너무 비싸거든
글리세롤은 수용성으로 분리하고, 남아있는 탄화수소는 다른 공업에 쓰는 방식인가...
그럼 저기서 만든 글리세롤을 어떻게 해?
몰비율 1:3으로 질산을 넣은 다음 차가운 황산으로 중합을 시키면 노란색 기름 같은 액체가 뜨는데
이게 바로 니트로글리세린이야, 이걸 규조토에 흡착시킨 다음 탄소가루로 코팅한게 화약이지
생각보다 엄청 간단하네요
지금이야 화학원리를 아니깐 쉽지만 당시엔 오만 실험을 하던 중에 우연히 발견됐지
그런데 이러면 전혀 석유 기반이 아니잖아, 반 정도는 맞다고 한 이유가 뭐야?
화약으로 널리 쓰이는 다른 재료는 석유에서 나오거든
휘발유나 석유가스를 말하는 거죠? 확실히 잘 터지긴 하네요
아니, 골탕이야
.........골탕?
석유에서 가스랑 중유를 다 뽑으면 남는 찌꺼기
석탄에서 나오는 끈끈이coal-tar 라고 불렸는데 이게 발음이 전해지면서 골탕이 됐지
초기엔 아스팔트랑 섞어서 도로 포장에 쓰이기도 했는데 날이 더우면 녹아버리는지라
요즘은 거의 안 쓰여, 그리고 저 안에 화약의 두 번째 재료가 들어있고
보기만 해도 속이 시꺼매지는 느낌이네요, 혹시 흑연이랑 관련이 있는 재료인가요?
맞아, 흑연의 기본 골격인 sp2-육각고리를 떼서 가장자리에 수소를 붙인 벤젠이랑
거기서 비롯한 방향족 탄화수소가 화약의 또다른 재료가 되지
저거 엄청 독한 물질 아니던가....
그래서 실제로는 메틸 꼬다리가 붙은 톨루엔이 더 많이 쓰여
겨우 저걸로 독성이 줄어든다고요?
그게 바로 생화학의 신비지
톨루엔...분명히 어디서 들은 것 같은데, 다른 화약의 이름이랑 관계가 있나?
트라이 니트로 톨루엔Tri Nitro Toluene의 이니셜을 따 봐
저번에 말한 TNT의 재료였군요! 이것도 몰비율 1:3으로 질산이랑 반응시키겠네요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70204249)
맞아, 중합반응으로 황산이 들어가는 것마저 똑같지
분해반응은 저번에 배웠고, 여기에 불을 붙여줄 다른 성분이 추가되면 화약이 완성되는구나
물리적 충격으로 분해되는 금속산 화합물(primer)과
분해가 본격적으로 일어나면서 추진력을 만드는 주 화약(powder),
화약이 터지는 동안 총알을 보호해줄 단단한 탄피와
추진력으로 밀려나면서 발사될 탄두를 합하면 현대적인 총알bullet cartridge이 완성되지
이렇게 보니 진짜로 현대공업의 결정체가 따로 없네요
물론 머스켓총처럼 저 과정을 하나씩 분리해서 쏘는 방식도 있어
요즘세상에 그렇게 쏘는 사람이 있는지는 둘째치더라도 말이야
...........
......아니지?
화학괴문서 끝!
총집편으로 정리하고 나면 한동안 또 쉴 예정......
유머게시판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