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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주의) 여친 만나러 외국가서 차 기름 앵꼬난 썰

M
카찾사 실장
2025.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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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 유게이들


저번 글 '여친 만나러 14시간 날아가서 차 사고난 썰'에 이어 썰 더 풀어본다


https://bbs.ruliweb.com/community/board/300143/read/71448946


그 날은 차나칼레라는 곳을 찾아갔다


차나칼레가 어디냐면


스압주의) 여친 만나러 외국가서 차 기름 앵꼬난 썰_1.jpg


여기임


이스탄불과 이즈미르 중간에 낀 곳


1차 세계 대전때 독일에 붙었다가 협상국과 거하게 한 판 전쟁이 벌어졌던 일명 갈리폴리 전투가 벌어졌던 곳


이스탄불을 가로지르는 보스포러스 해협은 지금도 매우 중요한 항로 중 하나인데 1차 대전때인 저 당시엔 독일이 러시아를 직접 후빌 수 있는 전략적으로도 중요한 곳이었기에 협상국도 기를 쓰며 막으려 했던 곳이었음


아무튼 본 유게이는 이 전투가 벌어졌던 곳을 직접 찾아가보고 싶었음


문제는


스압주의) 여친 만나러 외국가서 차 기름 앵꼬난 썰_2.jpg


준내 멀어


왕복 운전만 8시간을 해야 하는 거리


그래도 지금 아니면 언제 가보겠나 싶어서 출발함


중간 중간 주유소에 들러 기름도 넣고 쉬면서 튀르키예 베이글인 시미트도 뜯고 차도 마시고 가는 길은 생각보다 그렇게 지루하진 않았음


스압주의) 여친 만나러 외국가서 차 기름 앵꼬난 썰_3.jpg


우리나라 회사가 우리 기술로 지었다는 1915 차나칼레 대교도 지나보고 ㅋ ㅑ

통행료 대략 왕복 50,000원인 건 안자랑...


그래


저 1915 차나칼레 대교를 지날때까지만 해도 이런 문제가 발생할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지...


반도 자체도 꽤나 크고 중간 중간 마을도 있는 걸 확인 했으니까


주유소가 있는지 확인을 안 해본 게 패착이었지만...


스압주의) 여친 만나러 외국가서 차 기름 앵꼬난 썰_4.jpg


차나칼레 대교 요금소를 통과 후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 57.4km


솔직히 얼마 안되는 거리 맞다


근데 당시 차 계기판엔 약 50km 운전이 가능하다고 써 있었고 중간에 주유소라도 들러 기름을 넣어야 겠다 마음을 먹었지


스압주의) 여친 만나러 외국가서 차 기름 앵꼬난 썰_5.jpg


우리가 가려던 목적지로 가려면 우회전을 했어야 했다


근데 아무리 가도 가도 주유소가 안보여 ㅡㅡ;;;


해변가 도로 혹은 해바라기 꽃밭 도로만 줄창 나오는 상황


여친은 이쁘다, 저기 봐봐 하면서 계속 얘기를 해줬지만 기름 점점 떨어져가는 상황에 그런게 눈에 들어올리 만무했지 ㅋㅋㅋㅋㅋㅋㅋㅋ



잠깐 멈췄을때 여친이 찍었던 영상

진짜 이쁘긴 준내 이쁜 도로였음


그러다 알츠테페라는 마을에 도착하게 됐는데 이때 차에 남은 기름은 3km 분량


스압주의) 여친 만나러 외국가서 차 기름 앵꼬난 썰_6.jpg


목적지까지 남은 거리 5.6km...


스압주의) 여친 만나러 외국가서 차 기름 앵꼬난 썰_7.jpg


이 반도 유일한 주유소...


스압주의) 여친 만나러 외국가서 차 기름 앵꼬난 썰_8.jpg


그리고 그 주유소까지의 거리 24km...


스압주의) 여친 만나러 외국가서 차 기름 앵꼬난 썰_9.jpg


조뙈쓰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니 어떻게 이렇게 큰 반도에 주유소가 꼴랑 하나밖에 없냐고...ㅠㅠ


이 동네 사람들도 차 타고 다니고 트렉터도 많이 보였는데 대체 주유소 없이 어떻게 다니는 거지..?


말통에 기름 채워넣고 다니나..?


아무튼 렌트카 회사에 연락을 해야 하나 고민하던 차에 길 건너 슈퍼가 보였음


그래, 이렇게 주유소 없는 동네라면 슈퍼에서라도 기름을 살 수 있을거야 하는 생각을 가지고 들어가봤더니 개뿔 파는 건 올리브 오일 밖에 없음


휘발유차에 식용유 넣으면 어떻게 되나요? 응 더 조뙈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단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슈퍼에 들어가 번역기를 꺼내들었음


"주변에 주유소가 전혀 없는데 혹시 휘발유를 살 수 있는 곳이 있을까요?"


"25km 가면 주유소가 있어요."


"제 차는 3km 밖에 움직이질 못해요."


순간 슈퍼 주인의 '뭐지, 이 사람은?' 하는 표정을 잊을 수가 없다 ㅋㅋㅋ


일단 슈퍼 주인은 가게에 찾아온 손님들의 계산을 모두 끝낸 후 여기저기 전화를 돌리기 시작함


한 4번 전화를 했나? 나한테 이렇게 얘기함


"주변 친구들에게 물어봤는데 지금 휘발유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 없대요."


남은 지푸라기가 바람에 흩날려 날아가버리는 순간이었음


여자친구는 다시 삼촌에게 전화를 해야할까 물어봤지만 300km에 달하는 거리를 도와달라고 부르는 건 인간적으로 해선 안될 짓이라는 걸 알고 있었고 무엇보다 여자친구 삼촌에게 찍히기 싫었다...ㅋㅋㅋㅋㅋ;;;


제발 삼촌은 부르지 말아달라고 삼촌은 부르면 안된다고 여긴 너무 멀다고 설득을 하고 슈퍼 주인에게 다시 찾아가 얘기를 했다


"그렇다면 혹시 저와 함께 주유소까지 갔다와 주실 수 있나요? 댓가는 지불하겠습니다."


근데 그 사이에 찾아온 슈퍼 주인의 친구까지 상황을 전해 듣고는 인맥이 총동원되어 이 작은 마을에서 휘발유 찾기가 진행 중이었음;;;


스압주의) 여친 만나러 외국가서 차 기름 앵꼬난 썰_10.jpg


파리 올림픽 10m 공기권총 혼성 단체전 은메달리스트인 이 아조씨를 닮았던 슈퍼 주인 분의 친구 분


슈퍼 주인은 아직 휘발유를 수소문하고 있으니 잠시만 더 기다려보라고 말해주고 친구들과 심각한 표정으로 얘기를 시작했는데 이 얘기를 들은 여친이 통역해 준 내용은 대략 이랬다


"이 큰 마을에 주유소가 하나도 없어서 관광객이 발이 묶이는 게 말이 돼? 우리가 저 사람들을 도와주지 않으면 분명 돌아가서 우리 마을에 대한 욕을 할거야."


알츠테페는 분명 작은 마을이다


그렇다, 이들은 큰 마을에 주유소가 없다며 자조적으로 농담을 한 것이다 ㅋㅋㅋ


그러다가 슈퍼 주인의 친구 분께서 다가와 '휘발유를 가지고 있는 친구들을 찾았다, 5분 뒤에 도착할테니 조금만 기다려라'고 말씀해주셨다


살았다!


이억만리 타국에서 이런 도움을 받다니 ㅠㅠ


곧 슈퍼 주인 친구분의 말씀대로 나이 좀 있어보이시는 아조씨가 5리터짜리 생수통에 가득담긴 휘발유를 들고 우리를 찾아오셨다


펌프 주유기가 없는 상황이라 슈퍼 쓰레기통에 버려져 있던 작은 생수병 머리 부분을 잘라 주유구에 꽂아 고정하고 그대로 휘발유를 부어 넣었다


그 와중에도 다른 동네 주민 분들까지 찾아와 자초지종을 물어보고 도와주심 감동 ㅠㅠ


뒤이어 또 도착한 다른 친구분이 차에서 내려 또 5리터를 더 넣어주셨다


근데 문제는 가진 현금이 하나도 없는 상황...


슈퍼 주인에게 물었다


"혹시 ATM이 가까운 곳에 있나요? 지금 가진 현금이 하나도 없습니다."


그러자 슈퍼 주인은


"문제 없어요, 문제 없어요. 제 가게에서 카드로 긁으세요."


그들은 현재 주유소 시세 가격표를 보여준 뒤 10을 곱해 570리라를 청구함


난 너무 감사한 마음에 1000리라를 계산하겠다고 했지만 그들은 단호하게 그럴 필요 없다면서 끝까지 570리라만 계산해 줄 것을 요구했음


거기다 마지막에 찾아온 친구분은 혹여나 관광객들이 길을 잘못 찾아갈까봐 자기가 앞서 갈테니 따라오라고까지 하신다 ㅠㅠ


비록 목적지에 가진 못했지만 시간도 늦었고 이 친절한 튀르키예 분들의 배려를 거절 할 수 없어서 여친에게 시간이 늦었으니 기념비는 나중에 다시 오고 오늘은 그만 돌아가자고 하고 차를 돌려 반도의 유일한 주유소로 향했다


그리고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지만


스압주의) 여친 만나러 외국가서 차 기름 앵꼬난 썰_11.jpg


아까 우리가 간 길 반대로 직진을 하면 3km도 안되는 거리에 주유소가 있었고 그 길을 따라 쭉 가도 결국 목적지까지 이어져 있었다

구글 지도 야이 ㅆ...


너무 경황이 없어서 감사 인사만 드리고 출발했는데 나중에 여친과 차안에서 그 슈퍼에서 뭐라도 좀 사 드릴 걸 그랬다고 후회했다


맥주 한 병씩 돌렸어야 하는데...하...


차나칼레 기념비는 나중에라도 꼭 다시 찾아갈 생각이고 그때가 되면 꼭 다시 그 마을에 들러 감사 인사와 함께 맥주라도 한 병씩 돌리고 싶다


이번 여행에서 자칼 같은 사람도 만났지만 일단 기본적으로 튀르키예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면 최대한 도와주려고 애 쓴다


이땐 특히나 큰 위기 상황에 만나 도움을 받았기에 더 기억에 강하게 남았지만 튀르키예를 6번 방문하면서 느낀 점은 본 유게이가 낯선 외국인임에도 불구하고 꼭 자신들의 일 처럼 도와주려고 나서는 사람들을 많이 만났다는 것이다


아무런 조건도 없이 도움이 필요한 사람을 만나면 두 팔 걷어 붙이고 도와주려는 이런 튀르키예 사람들을 만나면서 나도 튀르키예 여행을 하면 할 수록 이런 사람들처럼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강해지더라


아츠테페 마을 분들 모두 건강하세요!


다음에 꼭 다시 찾아뵙고 인사 드릴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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