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끼니 때우러 들어간 빵집… 소방관이 울컥한 까닭

M
카찾사 실장
2025.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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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들어간 빵집서 받은 호의
벌써 8년째 인연 이어져
소방관 근무하며 에세이 출간
“누군가는 당신을 염려한다”는 메시지 닿길


9년 차 소방관 백경씨가 지난 20일 SNS에 올린 사진. 그는 이 사진과 함께 한 빵집 사장님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오른쪽은 백경씨의 뒷모습. 백경씨 제공

9년 차 소방관 백경씨가 지난 20일 SNS에 올린 사진. 그는 이 사진과 함께 한 빵집 사장님과의 인연을 소개했다. 오른쪽은 백경씨의 뒷모습. 백경씨 제공   유난히 출동이 많았던 어느 날. 새내기 소방관인 백경(가명)씨는 고민에 빠졌습니다. 벌써 점심시간이 훌쩍 지났는데 아직 식사를 못했던 거죠. 배는 고픈데, 메뉴를 고르는 게 무척 어려웠습니다. 라면으로 때우자니 물을 붓기만 하면 출동에 걸리기 부지기수고, 식당에 가도 종종 민원이 접수돼 난감했거든요. 근무 시간에 농땡이를 피우는 것 아니냐는 민원이었죠.

그때 팀원 중 한명이 근처 빵집에 가자고 제안했습니다. 새로 생긴 빵집인데, 골목에 위치한 데다 빵도 아주 맛있다면서요. 그렇게 우연히 가게 된 빵집. 문을 열고 들어서자마자 빵집 사장님이 환한 미소를 띠며 다가왔습니다. 근무복을 입은 백경씨와 동료들을 보고 소방관인 걸 한눈에 알아봤던 겁니다.

사장님은 백경씨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늘어놓기 시작했습니다. “소방관분들이 오셔서 정말 영광이에요” “저도 어릴 때 소방관이 꿈이었는데 몸이 약해서 포기했어요” “제가 프랑스에서 빵을 공부했는데, 프랑스에서는 소방관들이 영웅 대접을 받아요” ….

백경씨는 그 친절함이 처음엔 낯설었다고 합니다. 혹여 민원이 들어오지 않을까 걱정이 됐다고 해요. 사장님이 주문하지도 않은 아이스 아메리카노를 쥐여줄 땐 ‘이런 호의를 받아도 되나’ 덜컥 겁도 났습니다. 그래서 사장님이 추천하는 빵 몇 개를 골라 황급히 가게를 나섰습니다. “벌써 가시게요?”라며 아쉬워하는 사장님의 목소리를 뒤로하고요.

 

 

 

 

백경씨가 8년 전 해당 빵집에서 찍은 사진. 백경씨 제공

백경씨가 8년 전 해당 빵집에서 찍은 사진. 백경씨 제공

백경씨가 8년 전 해당 빵집에서 찍은 사진. 백경씨 제공


그리고 며칠 뒤, 소방서에 수십개의 빵이 배달됐습니다. 그 빵집 사장님이 동료들과 함께 먹으라며 보낸 거였죠. 그게 벌써 8년 전. 사장님은 그 뒤로도 종종 소방서에 빵을 보내왔습니다. 백경씨가 문득 ‘소방서에 빵을 보내다 빵집이 망했다는 소문이라도 돌면 어떡하지’라는 농담 섞인 걱정을 할 만큼이요.

사장님은 알고 보니 소방서 뿐만아니라 인근 보육원 등에도 꾸준히 빵을 기부해왔다고 합니다. 백경씨는 사장님의 이처럼 따스한 마음을 글로 적어 지난 20일 ‘엑스’에 올렸죠. 그 글은 약 50만회 조회되며 화제를 모았습니다. 백경씨는 25일 국민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사장님처럼 소방관이라는 이유만으로 친절을 베풀어주시는 분들을 만날 때마다 참 감사하고, 더 잘해야 겠다는 다짐을 한다”며 “그래야 그분들께서 보여주신 진심이 무색해지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습니다.

 

 

 

 

 

 

백경씨가 지난 20일 SNS에 올린 글. 백경씨 제공

백경씨가 지난 20일 SNS에 올린 글. 백경씨 제공


백경씨가 지난 20일 SNS에 올린 글. 백경씨 제공

“당신의 오늘을 염려합니다” 9년 차 소방관이 띄운 편지

백경씨는 어느덧 9년 차 소방관이 됐습니다. 누적된 시간만큼 시민들과의 소중한 추억도 켜켜이 쌓였죠. 특히 기억에 남는 건 심정지로 어머니를 잃게 된 한 아들의 편지라고 합니다. 어머니의 목숨을 구하기 위해 혼신의 힘으로 심폐소생술(CPR)을 하는 백경씨를 보고, 아들은 며칠 뒤 소방서에 편지를 보냈다고 해요. 비록 어머니는 백경씨의 노력에도 세상을 떠났지만요. 행색이 허름했던 아들이 쓴 편지에는 “저희 같은 사람도 살리려고 애써주셔서 감사하다”고 적혀있었습니다.

이처럼 삶과 죽음의 경계에서 사투를 벌이면서, 아무리 노력해도 구할 수 없었던 생명들에 대한 죄책감이 쌓이면서, 백경씨의 마음 역시 병들어 갔다고 합니다. “컵에 물이 차서 넘치는 것처럼, 어느 순간 억눌렀던 감정들이 터져나오는 것 같았어요.”

백경씨는 자신을 치유하기 위해 글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현장에서 느낀 여러 복잡한 감상을 인터넷에 한줄 한줄 진심으로 써내려갔죠. 그리고 그 글을 본 한 출판사의 제안으로 에세이 ‘당신이 더 귀하다’를 출간하게 됐습니다.



에세이 '당신이 더 귀하다'를 쓴 9년 차 소방관 백경씨. 백경씨 제공

에세이 '당신이 더 귀하다'를 쓴 9년 차 소방관 백경씨. 백경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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